주변을 둘러보면 별로 예쁘지도 않고 성격도 그저
그런대도 숱하게 소개팅을 해서 사람 기 죽이고, 수첩엔 온갖 남성들의 전화번호가 가득해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더블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그런 악녀(?)가 오히려 부럽기만 하다. 이런 경우를 연애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라고 한다지만… 혹자는 질투와 시기심으로
플레이 걸 이라느니, 지조없는 바람둥이라느니 험담도 해보지만, 솔직히 말해서 부러울 때가 더 많은 것이 인지상정이
아닐런지…
객관적으로 별로 예쁘지 않다고 해서 더블데이트를 하지 말라는 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어서 인기 있지 않을까? 이성 간의 건전한 교제 경험은 바람둥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는 아니라고 할지라도 가능하면 풍부한 것이
좋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접촉을 통해서 자신의 상대자가 될만한 사람을 스케치해 두는 것은 현명한 일이다. 다만 맹목적인 이상형을
설정하고 그에 맞는 대상을 찾기 위해 문란한 교제를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 하지 않다. 사랑은 이상형을 찾는 것이 아니라 실용적인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다. 데이트만 하고 그만 둔다면 누구를 만나든 문제될 것은 없다. 교제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혼에 골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결혼은 사랑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결혼의 상대자 또한 이상형으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현실형으로 만나는
것이다.
주변에 남자가 많다고 해서 이 남자 저 남자 아무런 대책 없이 만나기 시작하면 더블 데이트가 탄로나 지조
없는 여자로 인식되어 그나마 좋은 친구마저 떠나 버리는 경우도 있고 오히려 상대방의 페이스에 말려 사사건건 간섭 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스릴 넘치게 더블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서는 상대가 눈치 채지 못하게 스케줄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더블데이트에 초보라면 어떻게 스케줄관리를 하며 무슨 행동으로 남자들을 적당히 속이고 사생활 침해 안 받고 우아한 생활을 해나갈
수 있는지 궁금하리라. 일단 문어발식 만남에 성공하려면 대담하고 철저해야 하며 적극적이 되어야 하고 적어도 겉으론 무척이나 바쁜
사람으로 변해야 한다. 그리고 가끔은 기막힌 아이디어로 상대방의 의심을 종식시킬 줄도 알아야 한다.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건 데이트
일정을 남자에게만 맡겨선 안 된다는 거다. 사소한 다툼의 불씨를 만들어서도 안 된다. 그렇게 하면 그 일을 수습하기 위해서 한
사람에게만 많은 시간과 돈을 낭비해야 하는데 그런 소모전은 나중에 진짜 사랑의 감정이 생겼을 때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앞 일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 본인의 생일이나 발렌타인데이, 크리스마스 등의 행사가 있다면 같은
날 한 자리에 모아 놓고 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니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두 사람과 동시에 약속을 할 수밖에 없다면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한쪽을 바람 맞춰 희생 시킬 수 밖에 없다. 이런 경우에 약속장소를 애매모호하게 정해 바람을 맞히는
거다. 사람이 많이 왕래하는 시네마 타운이나 어느 백화점 앞이 라던지 하면 백화점 문이 한두 개인가. 양심에 찔리지만 나중에
오히려 큰 소리 칠 수도 있다. 한가지 주의할 것은 남자가 단번에 바람 맞았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는 약속장소는 피하는
것이다.
이성교제에 있어서 만남의 횟수가 호감의 척도가 될 수는 없다. 또한 당신의 외양만을 보고 당신을 평가 하려는
남자는 사귈 필요도 없다. 조금은 섭섭하지만! 주변의 남자 중에서 새로운 인물이 부상하기 시작할 때 당신의 머리 속엔 이성관계
구도에 대한 레이아웃이 정확하게 설정되어 있어야 한다. 그 남자를 어느 위치에 둘 것인지. 즉 가끔 만나기는 하지만 마음속의 고민까지
털어 놓을 수 있는 정도의 친구 위치인지 아니면 상대방만 인정하는 연인이 되어서 끊임없이 튕길 수 있는 위치인지 나도 겉 모습
뻔지르한 남자 하나쯤은 갖고 있다는 전시용인지 나중에 사회 생활할 때 도움이 될 만한 남자인지.
더블 데이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당히 자기의 마인드를 컨트롤 할 수 있어야 내가 유리한 쪽으로 리드할 수 있는 거고 여차하면 양자택일의 상황에서 모질게
외면할 수도 있다. 그저 모든 게 운명이겠거니 하는 안일한 마음에 정신 차리지 않으면 자신의 이미지만 상하게 되고 결국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놓칠 수 있다. 어쩌면 다신 선택의 기회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